허리 통증의 원인과 종류
허리 통증은 왜 생길까요? 디스크, 근육통, 협착증 등 허리 통증의 다양한 원인과 종류를 과학적 근거와 함께 알아봅니다.
허리 통증, 얼마나 흔한가
허리 통증(요통)은 현대인이 겪는 가장 흔한 통증 중 하나입니다. 전 인구의 80% 가 일생에 한 번 이상 요통을 경험하며, 어떤 시점에서든 인구의 30% 가 요통을 겪고 있습니다. 직장인 병가의 가장 흔한 이유이자, 45세 미만 성인에서 활동 제한의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합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재활의학과 정선근 교수는 저서 『백년허리』에서 "요통은 감기만큼이나 흔하지만, 감기와 달리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평생 고생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허리의 구조 이해하기
허리 통증의 원인을 이해하려면 먼저 허리의 구조를 알아야 합니다.
척추의 기본 구조

우리의 허리(요추)는 5개의 척추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각 척추뼈 사이에는 추간판(디스크) 이 있어 충격을 흡수하고 움직임을 가능하게 합니다. 후관절 은 척추뼈 사이의 관절로 움직임을 조절하고, 인대 는 척추뼈를 연결하여 안정성을 제공합니다. 여기에 근육 이 척추를 움직이고 보호하며, 신경 이 뇌와 몸 사이의 신호를 전달합니다.
디스크의 구조

디스크는 두 부분으로 구성됩니다. 중심부에는 젤리 같은 수핵(Nucleus Pulposus) 이 있고, 이를 질긴 섬유 조직인 섬유륜(Annulus Fibrosus) 이 감싸고 있습니다. 마치 젤리 도넛과 비슷한 구조입니다. 가운데 젤리(수핵)가 있고, 이를 빵(섬유륜)이 감싸고 있는 것이죠.
허리 통증의 주요 원인
1. 근막통증증후군 (근육성 요통)
허리 주변 근육의 긴장과 경직으로 인한 통증으로, 가장 흔한 요통의 원인입니다. 허리 통증 환자의 70~80%가 이에 해당합니다.
장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거나 운동 부족, 스트레스, 근육 과사용 등이 원인이 됩니다. 허리 전체가 뻣뻣하고 무거운 느낌이 들며, 특정 부위를 누르면 통증이 느껴지는 압통점이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날 때 특히 뻣뻣하지만, 움직이면 오히려 나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2. 요추 염좌
허리 주변의 인대나 근육이 늘어나거나 찢어진 상태입니다. 흔히 "허리를 삐었다"고 표현하죠.
갑작스러운 움직임이나 무거운 물건을 잘못된 자세로 들 때, 스포츠 부상이나 교통사고로 발생합니다. 갑작스러운 허리 통증과 함께 허리 움직임이 제한되고, 근육 경련이 일어나며 통증 부위를 누르면 아픕니다.
3. 추간판 탈출증 (허리디스크)

가장 많이 알려진 허리 통증의 원인입니다. 디스크의 섬유륜이 손상되면서 내부의 수핵이 밖으로 밀려나오는 상태입니다. 허리 통증 환자의 약 5~10%가 이에 해당합니다.
잘못된 자세로 장시간 앉거나, 허리를 굽힌 상태에서 무거운 물건을 드는 습관이 주요 원인입니다. 반복적인 허리 굴곡 동작이나 갑작스러운 충격도 디스크를 손상시킬 수 있습니다.
증상으로는 허리 통증과 함께 다리로 뻗치는 방사통이 나타납니다. 다리 저림이나 감각 이상이 동반되기도 하며, 특히 앉아 있을 때 통증이 악화되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통증이 증가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정선근 교수에 따르면, 디스크 탈출은 갑자기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섬유륜의 미세 손상이 누적되어 발생합니다. 매일 조금씩 손상되던 섬유륜이 어느 순간 한계에 도달하면 수핵이 밀려나오게 됩니다.
4. 척추관협착증

척추관(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이 좁아져서 신경을 압박하는 상태입니다. 허리 통증 환자의 약 3~5%가 이에 해당하며, 주로 50대 이후에 발생합니다. 나이에 따른 퇴행성 변화로 인대가 두꺼워지고, 후관절이 비대해지며, 디스크가 팽윤되면서 발생합니다.
오래 걸으면 다리가 저리고 아프지만, 앉거나 허리를 굽히면 증상이 완화됩니다. 반대로 서 있거나 뒤로 젖히면 증상이 악화됩니다. 걷다가 쉬고, 또 걷다가 쉬어야 하는 간헐적 파행 이 대표적인 증상입니다.
디스크와 협착증, 어떻게 다를까요?
| 구분 | 디스크 | 협착증 |
|---|---|---|
| 호발 연령 | 20~50대 | 50대 이후 |
| 앉을 때 | 악화 | 완화 |
| 허리 굽힐 때 | 악화 | 완화 |
| 허리 젖힐 때 | 완화 | 악화 |
| 걷기 | 비교적 괜찮음 | 오래 못 걸음 |
5. 척추분리증과 전방전위증
척추분리증 은 척추뼈의 일부(협부)에 금이 가거나 분리된 상태이고, 전방전위증 은 척추뼈가 앞으로 미끄러진 상태입니다.
유전적 요인이 있을 수 있으며, 체조 선수나 야구 투수처럼 반복적으로 허리를 젖히는 동작을 하는 경우에 많이 발생합니다. 외상으로 인해 생기기도 합니다. 활동 시 허리 통증이 나타나고, 특히 허리를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증가합니다. 심한 경우 다리 통증도 동반됩니다.
통증의 위치로 보는 원인
통증이 느껴지는 위치에 따라 원인을 추정해볼 수 있습니다.
허리 중앙에 통증이 있다면 디스크 문제, 근육 긴장, 인대 손상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허리 옆쪽 통증은 근막통증증후군, 후관절 문제, 요방형근 문제와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통증이 엉덩이까지 내려온다면 디스크 초기 단계이거나 후관절, 천장관절 문제일 수 있습니다. 다리까지 내려오는 통증은 디스크 탈출로 인한 신경 압박, 척추관협착증, 좌골신경통을 의심해야 합니다.
언제 병원에 가야 할까?
대부분의 허리 통증은 적절한 자세 교정과 운동으로 호전됩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위험 신호 가 있다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합니다.
즉시 병원 방문이 필요한 경우
- 소변을 보기 어렵거나 참기 어려운 대소변 장애
- 항문 주변 감각이 둔해지는 회음부 감각 이상
- 발목이나 발가락을 들어 올리기 어려운 급격한 근력 저하
- 양쪽 다리 에 동시에 통증이나 저림이 나타나는 경우
- 발열 과 함께 오는 요통 (감염 가능성)
- 설명되지 않는 체중 감소 (종양 가능성)
- 외상 후 심한 통증 (골절 가능성)
2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
자가 관리에도 통증이 호전되지 않거나, 통증이 점점 심해지거나, 밤에 잠을 깰 정도의 통증이 있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다면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허리 통증 예방의 핵심
2024년 SAGE Journals에 발표된 국제 전문가 합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허리 통증의 예방과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올바른 자세 유지(앉기, 서기, 물건 들기), 코어 안정화 운동(척추 보호 근육 강화), 정기적인 움직임(장시간 같은 자세 피하기), 그리고 적절한 체중 유지입니다.
정선근 교수는 "40대 이상이라면 허리 근육 강화보다 디스크 보호가 더 급선무"라고 강조합니다. 잘못된 운동은 오히려 디스크를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리
허리 통증의 원인은 매우 다양합니다. 같은 "허리가 아프다"는 증상이라도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핵심은 이것입니다. 허리 통증은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고, 디스크와 협착증은 정반대의 특성 을 가집니다. 대부분의 요통은 자세 교정과 운동 으로 호전되지만, 위험 신호 가 있으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디스크의 구조와 손상 메커니즘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참고 자료
- 정선근. (2016). 『백년허리』. 사이언스북스.
- Wang et al. (2024). Physical therapy for acute and sub-acute low back pain: A systematic review and expert consensus. SAGE Journals.
- McGill, S. (2015). Low Back Disorders. Human Kinetics.
-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척추질환 정보.